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일들은 그저 경험일 뿐, 무언가를 "깨달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저 환상일지도 모릅니다. 그 환상은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앞으로 나아갈 희망을 줍니다. 나는 서른이 넘어도 실수를 반복합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근본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지 못했을 인정합니다.네, 저는 성장이 멈춘 비겁하고 미성숙한 사람입니다. 그저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선택한 유일한 방법은 불안감을 해소하고 그저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뿐입니다. 가끔 서편제 대사에서 송화 어머니의 말씀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대사가 떠오릅니다. 이 대사는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라는 무책임한 말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브랜딩 작업에서 만난 프로젝트들은 명확한 목표와 철학으로 정교하게 설계된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담당자의 고집이나 자원의 부족으로 인해 반쯤 방치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제 삶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습니다. 내 삶은 정말 명확한 계획에 따라 나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고 있는 걸까요? 나 스스로를 책임지기 위해 선택한 심야 대리운전. 매일 같은 곳에서 출발하지만 끝은 매번 다릅니다. 천안으로, 파주로, 낯선 곳으로 저를 보내는 이 일은 예상치 못한 상황 속에서 매번 새로운 선택을 강요합니다. 인적 없는 길가에 홀로 남겨졌을 때, '어떻게 집에 갈까?'라는 생각과 '내일 출근은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이 밀려오지만, 그 불안 속에서도 묘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사르트르는 "모든 존재는 이유 없이 태어나고, 연약함 속에 존재로 이어지다. 우연히 죽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순간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그것은 선을 이루지만 멀리서 보면 그저 하나의 점일 뿐입니다.네, 우리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작은 분자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는 내 삶이 그저 연명하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경복궁에서, 파주에서, 천안에서, 대리기사로서, 노동자로서, 무명의 사진작가로서, 대한민국 하남자로서,점에서 점으로, 그 선으로.. 2024.01 경복궁 귀퉁이 서성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