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의 무상』 연구일지 01 '본다는 것'

『지각의 무상』 작업, 연구일지 01존재의 드러남으로서의 ‘본다’— 지각의 현상에 관한 기록, 한노아 Ⅰ. 서론 — 지각의 불안정성과 존재의 문제 나의 시각은 언제나 고정된 자리에 머물지 못했다. 머무름보다 이동이 많았고, 그 이동은 나로 하여금 ‘본다’는 행위의 불안정성을 자각하게 했다. 빛이 달라질 때마다 세계의 윤곽은 달라졌다. 공기의 밀도, 소리의 방향, 그리고 시간의 속도가 바뀔 때마다 ‘본다’는 것은 다시 태어났다. 따라서 이 연구는 고정된 시점에서의 지각을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지각이 흔들리는 순간, 즉 지각의 무상한 상태 속에서 존재가 어떻게 자신을 드러내는지를 관찰한다. ‘본다’는 것은 인식의 기능이 아니라, 존재가 스스로를 드러내기 위해 나를 통과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Ⅱ. 연구의 전제 — 지각의 무상성 지각은 결코 안정된 구조가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변화의 속도 안에서 형성되고 해체된다. 나는 그 변화를 ‘무상’이라 부른다. 여기서 무상은 덧없음이 아니라 지각의 운동성이다. 존재는 지속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자신을 증명한다. 사라짐은 결여가 아니라 드러남의 형식이다. 따라서 ‘지각의 무상’은 시간의 흐름에 의해 침식되는 감각이 아니라, 존재가 시간 속에서 스스로를 갱신하는 방식이다. Ⅱ-1. 지각의 물질성 — 빛과 색의 차이에 관하여 지각의 무상성을 가장 깊이 체감한 것은 색이었다. 빛이 물체에 닿고, 다시 나의 눈으로 되돌아오는 그 과정에서 세계는 늘 다른 색으로 자신을 드러냈다. 태양의 각도, 공기의 습도, 기후의 온도,그 미세한 차이들이 필름의 감광면에 서로 다른 반응을 일으켰다. 같은 필름, 같은 조리개, 같은 셔터라도 빛의 성질이 바뀌면 색의 온도와 명암의 관계가 전혀 달라졌다. 그때 나는 ‘본다’는 것이 단순한 시각적 인식이 아니라,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임을 깨달았다. 지각은 정신의 판단이 아니라,빛이 물체를 스치며 생겨난 반응의 흔적이다. 나는 종종 그 반응의 차이를 의심했다. 빛이 피사체에 닿고, 그 빛이 나의 눈으로 들어오기까지의 거리. 그 거리가 만들어내는 시간의 지연 속에서‘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의 경계가 흔들렸다. 그때 나는 질문했다. 우리가 ‘본다’고 말할 때, 정말 보고 있는 것은 대상인가, 아니면 빛의 반응인가. 지각은 대상의 성질이 아니라,그 대상이 나를 통과하며 남긴 빛의 경험이다. 따라서 사진은 피사체의 기록이 아니라, 빛이 세계를 통과하는 과정의 물질적 증거다. 존재는 색으로 드러나고, 그 색은 시간의 흔적처럼 바뀌며 사라진다. Ⅲ. 연구의 대상 — 지각의 사건으로서의 시각 ‘본다’는 행위는 주체의 의지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세계는 스스로를 드러내며 나의 시선을 통과한다. 그 순간,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경계는 흐려진다. 지각은 관계적이다. 빛은 단순히 비추지 않고, 세계와 나 사이의 간극을 매운다. 그 간극이 좁혀질수록, 시각은 인식이 아닌 공명이 된다. 나는 그 공명의 상태를 기록한다. 그것은 이미지의 재현이 아니라, 지각이 발생한 자리의 흔적이다. Ⅳ. 방법론 — 시간 속의 감광 카메라의 셔터는 존재의 개시를 위한 문턱이다. 노출의 시간 동안 세계는 감광면 위에 자신을 드러내고, 그 흔적은 빛의 형태로 고정된다. 그러나 그 고정은 완결이 아니다. 사진은 언제나 지각의 잔향을 담는다. 그 안에는 사라진 시간, 흔들린 몸, 미세한 공기의 떨림이 남는다. 따라서 사진은 멈춤의 기술이 아니라, 흐름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본다’는 것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흐름 속에서 잠시 존재가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이다. Ⅴ. 관찰 — 지각의 장으로서의 세계 나는 세계를 대상이 아닌 장으로 경험한다. 그 안에서 빛과 몸, 시간과 감정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얽혀 있다. 지각은 그 얽힘의 구조 속에서 발생하며, 보는 자와 보이는 자는 서로의 일부가 된다. 이 장에서는 시각이 방향을 잃는다. 보는 나의 시선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나를 향해 다가와 나를 통과한다. 그 순간의 사진은 세계가 나를 통해 자신을 감각한 물질적 증거다. 나는 관찰자가 아니라, 그 감각의 한 점으로 존재한다. Ⅵ. 논의 — 존재의 드러남으로서의 지각 존재는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지 않는다.모 든 드러남은 동시에 숨김을 내포한다. 보이는 것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것을 품고 있으며, 그 균열 속에서만 지각은 발생한다. 따라서 지각은 완전한 이해가 아니라, 존재가 스스로를 드러내는 과정의 일부이다. 사진은 그 과정의 표면이며, 존재의 흔들림이 남긴 시간의 흔적이다. Ⅶ. 결론 — 지각의 무상, 존재의 증명 본다는 것은 세계를 인식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가 나를 통과하며 스스로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이 행위는 언제나 사라짐을 수반한다. 빛은 사라지며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존재가 자신을 증명하는 방식이 된다. 무상은 부재가 아니라 현전의 양식이다.존재는 머무름으로 증명되지 않는다.사라짐 속에서만 드러난다.『지각의 무상(Impermanence of Perception)』은 그 드러남의 시간, 지각이 자신을 잃으며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을 기록한 연구기록이자 작업일지이다. Ⅷ. 연구 요약 지각은 고정된 인식이 아닌, 시간 속에서 흔들리는 감각의 과정이다. 무상은 소멸이 아니라, 존재가 자신을 드러내는 운동의 양식이다. 보는 자와 보이는 자는 분리되지 않고, 지각은 관계의 장 안에서 발생한다. 사진은 멈춤의 결과가 아니라, 흐름의 증거이다. 본다는 것은 존재가 사라지며 스스로를 증명하는 일이다.

MUTO

logo
LOG IN 로그인
  • Home
    • les statues qui ont perdues les expressions
    • on y go
    • the pure colors
    • worn out
    • 回歸(return)
    • blog
  • Contact

    MUTO

    logo
    • Home
      • les statues qui ont perdues les expressions
      • on y go
      • the pure colors
      • worn out
      • 回歸(return)
      • blog
    • Contact
      Search 검색
      Log In 로그인
      Cart 장바구니

      MUTO

      logo

      MUTO

      logo
      • Home
        • les statues qui ont perdues les expressions
        • on y go
        • the pure colors
        • worn out
        • 回歸(return)
        • blog
      • Contact
        Search 검색
        Log In 로그인
        Cart 장바구니

        MUTO

        logo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사업자정보확인

        상호: 노아 아트앤코 (Noah Art & Co) | 대표: 한노아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한노아 | 전화: 010-5100-4255 | 이메일: noahhan89@gmail.com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홍지문3길 1 | 사업자등록번호: 590-15-02484 | 통신판매: 제 2022-서울금천-0253호 | 호스팅제공자: (주)식스샵

        floating-button-img